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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 이야기

처음,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Edith Han 2020. 12. 27. 18:33

여러분은 사랑하는 반려 동물을 떠나 보낸 적이 있으신가요?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짐작도 하기 힘든, 슬픈 날이죠.

특히 마음만큼 해주지 못했고 바쁘다는 핑계, 일이 있다는 핑계로 해준 것보다 미뤘던 일이 많아

후회되는 시간이 많은 사람은 더더욱 마음속에 짐으로 남는 날이에요.

 

항상 공기처럼 옆에 있던 존재가 없고 이제는 안아 줄수도 만져줄 수도 없는 막막하고 슬픈 ,

밖으로 이야기를 꺼내면 정말로 옆에 없다는걸 인정하는 같아서 그냥 혼자서 슬픔을 견뎌야하는 

날들이 계속돼요. 못해줬던 일들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괴롭혀요.

그런데 이제는 진짜 해줄 없다는 게 절망적이고 서글퍼지죠.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아요. 

시간이 가면 괜찮아진다지만 저는 계속 시간 속에서 후회하고 미안해하고 그리워하니까.

 

사실은 어떤 말도 듣기 싫죠. 

다른 사람의 입으로 듣는 말들은 너무나 객관적이고 또렷하게 귀를 파고들어요.

아무리 나를 배려해서 고르고 고른 말인들 마음을 다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은 

현실직시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그건 정말 피하고싶은 한가지 일이니까요.

니가 이상은 옆에 없다는 . 두번 다시는 안아줄 없다는 .

무엇보다... 내가 너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거.

 

제가 아주 어렸을 , 외할머니가 강아지를 키우는 소원이었던 생일에 선물로 데려오신 그날,

우리는 처음 만났어요. 저렇게 작고 귀여운 강아지가 강아지라니 정말 행복했어요. 

지금 돌아봐도 이 날이 저한테는 제일 행복한 날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이야기는 친구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구요. 

아직 마음이 아파서 이야기를 꺼내는게 쉽지가 않아서요. 

이름을 소리내서 부르지도, 글로 쓰지도 못하겠어요. 제가 잘못한 많거든요.

슬픈 이야기 말고 조금 밝고 재밌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아직은 여전히 마주하기 싫은 날이거든요.

어쩌면 앞으로도 들여다보기 싫은 날일거예요. 

생각만으로도 여전히 슬픈 날이니까.

 

그렇게 강아지를 보내고 십여년이 흐른 2018 어느 겨울에 서리가 왔어요.

이야기는 하동의 어느 시골에서 하얀 백구 이야기 입니다.

 

 

 

 

처음 하동에서 실려오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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