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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 이야기

첫번째 이야기,

Edith Han 2020. 12. 28. 21:42

- 강아지 이름 지어봐바.

 

어느 친한 동생들과 카페에 있는데 엄마한테서 카톡이 왔어요.

저는 시큰둥했죠다짜고짜 강아지 이름을 지어보라는 두번이 아니었거든요

한번은 제가 캐나다에 있을 때였는데 정말 우리집에 드디어 강아지가 오는 알고 신이나서 지어줬었죠.

그런데 그냥 아빠 친구 집에 가기 잠깐 데리고 있던 강아지였어요.

 

아직도 정확히 기억이 나는데 한국으로 돌아가기 10일전인 날이었고 강아지 이름만 지어주고

실제로는 안아보기는커녕 보지도 못했죠. 우리집에 오는 강아지인 알고 내가 얼마나 신났었는데

고심해서 기껏 이름을 지어줬더니 남의 애라니 

 

사실 이런 감정을 느낄 이유는 없는건데 아빠 친구가 개업을 하셔서 자리에서 강아지를

처음으로 보게 됐었어요. 내가 지어준 이름으로 불리면서 저를 못알아보는게 너무 당연한 강아지한테

너무 섭섭하더라구요. 진짜 너무 서운했어요.

 

아무튼 그렇게 엄마한테 낚인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에 반응은 시큰둥 수밖에 없었죠.

 

- 이번엔 어느집 앤데? 이제 우리집 아니면 지어 이름 없다.

 

- ㅎㅎ아니야 우리집 강아지야.

 

- 웃기고 있네. 사진 보여줘봐.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잠든 시골 강아지

 

- 지금 선생님댁에서 데리고 올라가는 .

 

- 그러시겠지. 내가 집에 갈때까지 있으면 이름 지어줄게.

 

아빠랑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시다가 퇴임  귀농하신 선생님 댁 근처에서 강아지를 데려온다는 이야기인데

어디서 많이 수법이랄까요? 그때 아빠 친구한테 부탁을 받아서 데려왔던 강아지도 선생님이 계신

시골에서 데리고 거였거든요. 

저는 학교 때문에 다른 지역에 살고 있던 때라 당장 확인을 하러 수도 없었죠.

엄청나게 기대했다가 기대가 물거품으로 바뀌고 그게 상실감을 가져왔던 때를 똑똑히 기억하기 때문에

다른 아빠 친구네 집으로 강아지겠거니 흥분되는 마음을 애써 눌렀지만 자꾸 부푸는 마음을 누르기는

힘들었어요. 키우고 싶었지만 한번 떠나보낸 기억 때문에 쉽게 데려올 수가 없었고 엄마가 이제는 절대

어떤 생물도 안키울거라고 못을 박으셨기 때문에 나중에 혼자 독립해서 여유가 있을 , 

뭐든지 같이 하고 옆에 있어줄 있을 데려와야겠다 혼자 생각만 했거든요.

 

- 그럼 그때까지 얘를 뭐라고 불러? 진짜야. 지어봐바.

 

- 그냥 강아지야~ 하면 되겠네. 내가 한번 속지 두번 속나.

 

- 알았어 그럼.

 

머리로는 아니겠지 아닐거야 하는데 마음은 자꾸 온통 사진 속의 강아지 생각 뿐이었어요.

사실 키우고싶은 강아지가 많아서 나중에 키울 강아지 이름을 견종별로 미리 지어놓고는 했거든요. 

근데 생각지도 못하게 부모님이 갑자기 데려오신 강아지는 정말 계획에는 없던 애였죠.

백구라니.. 키워야지 생각한 적도 없는 견종인데다 갑자기 이름을 지으려니 떠오르는 이름이 없었어요.

그러다 갑자기 이름이 딱 떠올랐어요.

 

- 서리.

 

- 뭐가?

 

- 이름 지으라며 서리하자고.

 

- ㅎㅎ서리 알겠어~

 

강아지 특유의 아이라인도 없고 백구 특유의 새까만 코가 아닌 옅은 갈색 코에 새하얀 속눈썹을 가진 

강아지 사진을 계속해서 보고 있자니서리라는 이름이 떠올랐어요.

엄마도 6마리 중에 제일 하얗고 작은 애를 데려왔다고 하셨었거든요.

 

- 이번에도 집에 갔는데 강아지 없으면 완전 삐뚤어질거니까 각오하는게 좋을거야 엄마. 

진짜 내가 딸인거 후회하게 해줄게^^

 

- ㅎㅎ진짜 우리 강아지 맞다니까.

 

그렇게 확답에 확답을 받고서야 엄마와의 카톡은 끝이 났는데 집에 가는 날까지도 설마설마 하면서 갔었거든요.

그렇게나 꿈꿔 상황이었는데 막상 집에서 혼자 장난감 물고 장난치는 꼬물이를 마주하니 어떻게 

반응을 해야할 몰랐던 같아요.

 

서리, 진짜 있네?”

 

누나, 안좋나? 반응이 생각보다 별로인데?  더 안좋아해?”

 

주말이라 먼저 집에 있던 동생이 반응을 기대했었는데 생각보다 약했나봐요.

되게 아쉬워하더라구요.

 

당연히 좋지.”

 

그렇게 서리는 우리집에 20 됐을 왔어요. 

원래 강아지를 데려 때는 2달정도 아이들로 데려오는 맞지만 서리를 데려온 곳이 시골인데다 

환경도 열악하고 춥고 새끼 낳은 어미를 돌봐주는 환경이 아니었대요. 

그냥 보통 시골 집에서 그렇듯이 밖에다 묶어놓고 밥만주고 그런

그리고 집주인 아저씨도 6마리나 낳은 새끼가 달갑지 않으신지 그냥 빨리 아무나 데려가줬으면 하셨다더라구요.

마리 데려가라는 엄마가 두마리는 힘들 같아서 서리만 데리고 오셨는데 자꾸 추운 곳에서 꼬물거리는

강아지들이 생각나서 마리 데려올걸 그랬다 하셨거든요.

 

그래서 가족들이 지극 정성으로 돌본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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